미투데이와 트위터

응용 서비스 2010.03.08 00:32 Posted by Social Computing Institute Steve Han

대부분의 사람들은 '트위터와 미투데이' 순서로 얘기를 하지만, 이 번에는 미투데이를 앞세워봤다.  일단 국내 서비스고 사용자 수 100만을 넘어 우리나라에서는 자리잡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트위터가 더 세계적이고 국내에서 유명인사나 오피니언 리더가 많다는 얘기를 많이 하지 아직 나는 트위터가 국내에서 메인 스트림으로 자리 잡을 것인가에 대한 확신이 없다.

최근에 내가 시리즈 에디터로 나선 에이콘출판사에서 두 서비스 모두에서 활동하는 제이미가 'Start! 트위터와 미투데이' 라는 책을 발간하고 그 추천사를 써 주기도 했지만 나 역시 두 서비스에 대해 여러 생각을 정리해 보기로 했다. 물론 아직 학술적으로 검증되거나 데이타를 분석한 것은 아닌 내 경험에서 얻어진 결론들이라는 것을 먼저 말하고자 한다.

많은 블로그 포스트가 양적 차이나 기능의 차이를 많이 소개했기 때문에 사용자 층이나 성장율이나 연예인 마케팅이나 하는 것은 이 글에서는 논의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미투데이의 초기 사용자 중 하나였지만 개인 사정으로 탈퇴하였던 서비스였다.  그 이후 트위터에 빠져들었고, 많은 사람들이 팔로우하고 또 많은 사람들의 트윗을 읽고 소통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트위터를 통한 번개나 파티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나중에 미친 번개와 함께 언급하고 싶다.  작년부터 다시 미투데이를 사용하기 시작하였고 최근 2달 동안은 아주 집중적으로 사용하였다.

외부에서 강연할 때, 두 서비스의 근본적 차이를 사용자들의 연결 성향인  TIE에서의 차이를 들었다.  즉, 트위터는 미투데이에 비해 훨씬 Weak Tie로 연결되어진다.  따라서 Granovetter의 1973년 논문 'The Strength of Weak Ties'에서 얘기한 대로 새로운 정보의 수집이나 확대가 더 용이하다.  간편하게 연결하고 쉽게 트윗팅할 수 있다.  남의 글을 적극적으로 ReTweet하게 된다. 이에 비해 미투데이는 사용자간의 관계가 Strong하다.  상호 친구 신청을 수락해야 친구가 되고, 오프라인에서 만나고, 매우 친밀감을 형성한다.  그래서 미투데이에서는 정보의 확산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커뮤니티 성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게 주로 내가 주장했던 얘기다.

그러나 국내의 트위터 사용자를 보면 그 Tie가 꼭 Weak 한 것 같지는 않다.  또 몇 개의 주요 그룹이 형성되어 그 안에서 커뮤니티의 특성이 발견되기도 한다.  이는 한국의 온라인 문화 특징 중의 하나인 일단 오프라인 모임을 하고, 사람들과 실세계 관계를 확인하고, 현실 세계에서의 명성과 경험이 연결관계를 맺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ReTweet이라는 훌륭한 기능이 정보의 확산에 매우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비해 미투데이에 있는 핑백이라는 기능은 사람들에게 블로그의 TrackBack의 역할을 하거나 릴레이놀이라는 미투에만 있는 흥미로룬 질문 게임으로 사용될 뿐이다.

작년에 만 명 정도의 국내 트위터 사용자를 갖고 데이타를 분석해보니 우리나라 사용자가 외국의 사용자에 비해 Reply와 ReTweet 을 매우 많이 쓰고 있는 것에 놀랐다.  특히 ReTweet은 danah boyd의 데이타에 비해 거의 5배였는데, 이는 어쩌면 국내 트위터 사용자가 직접 글을 쓰는 것 보다는 남의 글을 퍼 나르는데 더 익숙한 문화를 갖고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또는 자기도 이런 글에 대해 동감한다는 공감의 표현이 더 많거나, 이런 글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이데올로기적 모티베이션이 있다고 본다.  물론 그 밑바탕에는 나르시시즘적 요소가 있지만.

지난 두 달 정도 미투데이를 열심히 사용했다.  거의 개인적으로 중독이 아닐까 할 정도로 아침에 일어나면 아이폰으로 미투데이를 열어보는게 시작이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가 내 자신에게도 의문이었고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일단 난 트위터에서는 매우 공적인 활동과 얘기만을 한다. 그게 내가 스스로 설정한 트위터에서의 내 온라인 아이덴티티이다.  그래서 프로파일에도 내가 일하는 곳이나 직업을 공개한다.  외국의 주요 연구자나 thinker들을  팔로우하면서 얻은 정보, 내가 읽고 중요하다는 정보를 올리고 때로는 그 내용이 상당히 빠르게 리트윗되는 것을 보면서 스스로 만족하곤 한다.  그러나 그러한 이유때문에 트위터에서 점점 글을 올리거나 리트윗을 할 때 자기 검열을 한다.  내 신분에 맞는 글인지, 트위터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글인지, 정보성이 있는지에 대해.  물론 더 쉽게 일상을 얘기하는 사람들도 많고 대화형으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적어도 내가 보는 IT 계열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듯 하다.  점잖고 의미있는 트윗을 하려고 애쓰는 것 같아 보인다.

트위터에는 나보다 훨씬 더 많은 팔로어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 들이 나보다 내 분야에서 정보 판단의 수준이 높거나 가치있는 글을 언급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인기도일 뿐이기도 하고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제는 내가 학생들과 트위터에서의 영향력자 분석에 대해 연구하자고 한 이유이기도 하다.  누가 더 트위터버스에서 영향력이 있는지 어떤 주제와 도메인에서 그 것을 측정해야 하는지는 좋은 연구 주제가 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미투데이에서 나의 모습은 아주 다르다.  매우 개인적인 글로 채운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 외로움의 토로, 영화, 와인, 사진, 그리고 가장 애용하는 식미투(식사 내용을 사진과 함께 포스팅하는 것)이다.  미투데이에서 나는 그냥 50대 아저씨일 뿐이다. 그러나 차츰 내 직업을 알게되는 내 미친(미투데이친구)들은 오히려 거부감이 아닌 더 희한하고 재미있는 존재로 나를 인식해준다.  카이스트 교수님이 미투데이를 하신단 말야?  하고.

미투데이는 구조적으로 개인공간 중심이지만, 미친과 주고 받는 댓글이 가장 원동력이다.  사실 심리학에서 얘기하는 Transitional space 라고 볼 수 있다.  미투데이는 내 아이덴티티의 확장된 공간의 역할을 한다.  나와 내 미친이 연결되고 만나는 공간이 댓글이다.  물론 모아보는 기능을 통해 타임라인이나 페이스북의 뉴스피드의 모습도 제공되고 있다.  미친이 한 50명 정도일때 까지는 '친구들과' 기능을 제일 빈번하게 사용했다.  이는 내글에 달린 댓글을 보기 위함이었는데, 마치 싸이월드에서 사진을 포스팅하고 친구들의 댓글을 기다리는 심정과 유사하게 느껴진다.

미친의 수가 150을 넘어서면서 그리고 친밀도가 높은 미친이 어느 정도 형성이 되고 나서는 모아보기 기능을 자주 사용하기 시작했다.  내글에 댓글다는 것을 보는 것 못지 않게 내 미친들의 하루 일상이 어떤지를 들여다 보는 관음증이 더 매력적이었고, 내 글 보다 남의 글에 댓글다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유명한 Dunbar's number는 미투데이에도 적용되는 것 같다.   150을 넘어가면서 미친들과의 대화나 인터랙션에 인지적 한계가 온다.  다른 미친들에게도 물어보니 대략 100-200 사이에서 그걸 느낀다고 한다. 페이스북의 평균 친구 사이즈가 130인 것이 흥미로운 또 다른 데이타이다.

미투데이 사용자들의 특징 중 하나가 미투데이 공간을 하나의 또 다른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는 점이다.  트위터에는 누가 들어와서 내 친구가 현재 접속하고 있는지, 들어온다든지 나간다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그러나 미투데이에서는 많은 10대 사용자는 '저 왔어요', '제 미친 누구 없어요', '저 나가요' 라는 포스팅을 올린다.  마치 채팅방에 들어온 것과 같은 메타포를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투데이의 기능적 차이와 UI 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미투데이의 또 다른 특징은 매우 다른 분야의 사람들을 만날수 있다는 점이다.  학생, 회사원, 작가, 아티스트, 연예인, 기자 등등.  특히 아이디를 중심으로 하는 문화는 아주 한국적인 커뮤니티 문화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트위터에서도 트위터 아이디로 얘기하지만 사실 내가 얘기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미 아는 사람이거나 실명과 다름 없는 아이디일 뿐이다 (이건 아주 내 개인적인 트위터에서의 경험일 수 있다.  그러나 내가 팔로우 하는 외국 트위터리안은 거의 실명이다).  그런 이유가 내가 트위터 모임에 나가지 않는 주 원인이다.  맨날 같은 얘기를 들었는데, 만나서 또 같은 얘기를 하기는 싫다.  그 반면 미투데이에서는 미투에서 하던 얘기와 실제 만남에서의 얘기는 크게 다르다. 미투가 일상적 주제와 대화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만남에서도 얘기는 일상적이고 편안하다.  스마트폰의 혁명과 애플에 대해 더 이상 열광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지만 내 미친들의 상당수는 아이폰을 쓴다.

또 다른 문화로서, 미투 번개에서는 서로 이름을 확인하지도 않고 그냥 아이디로 부른다.  피씨통신 시대로의 회귀라고 생각이 들 정도이다 (혹시 트위터에서 모임을 가진 분들이 트위터 모임에서 아이디로 얘기하는 지 알려주시기 바란다).  내가 사실 온라인 번개에 처음 나가 본 것이 3년 전 쯤의 미투데이 번개였다.  최근 거의 매주 번개가 이루어 지고 모임에 나가기도 한다.  그런데 참석했던 20대가 하는 말이 미투번개에서는 명함을 주고 받는 일이 없단다.  내 미투번개에는 주로 30대 이상이 참석하기 때문에 편의상 명함을 받았지만 (그래도 그 명함의 이름을 기억한 적이 별로 없다). 20대의 얘기는 명함을 주고 받다보면 요즘에는 백수가 많아서 그 분들이 부끄러워할까봐 명함을 주고 받은 것을 안한다고 한다.  아주 현명한 결정이라고 본다.

만나는 사람의 차이를 보면 트위터는 소셜 네트워크 (기존 관계를 강화하는)에 보다 치우치고, 미투데이는 소셜 네트워킹(새로운 관계 확대)에 가깝다.  미투데이에서 내가 기존에 알던 사람과의 친구 맺기는 전체 친구의 10%도 안된다.  트위터에서 서로 RT 하거나 Reply 하는 횟수가 많은 사람을 친구라고 설정하면 아마 트위터에서는 주로 기존의 친구 관계에 더 비중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Follow/Follower 관계는 친구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보급이 트위터와 미투데이 사용자들에게는 매우 편안함을 주었지만 미투데이 사용자들은 또 다른 사용 행태를 보인다.  그게 식미투의 확산이다.  물론 전에도 식미투는 카메라폰으로 했지만, 이제는 아주 쉽게 이루어진다.  내가 트위터하면서 점심 저녁 마다 찍어 올리면 나를 칭찬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미투데이에서 나의 식미투는 염장 식미투, 식미투 테러리스트로 유명하다.  왜냐하면 젊은 친구들이 가보기 힘든 장소에서의 음식 사진을 올리기 때문이다. 또 많이 사용되는 것이 소환이나 쪽지 문화인데, 이런 것이 포스팅 될 때마다 문자와  알림으로 바로 나타나기 때문에 늘 반응을 하게 된다. 그래서 미투 번개에 나가면 서로 미투질을 하고 반응에 좋아하고 답글을 달고 있다.  싸이에 열광했던 20대 여성의 감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 미투데이라고 볼 수 있다.  내가 아이폰에서 사용하는 트위터 앱에서는 멘션이나 DM이 온다고 바로 알려주는 기능은 없다. 들어가서 봐야 알 수 있다. (이 것도 내가 사용하는 트윗버드에만 해당하는 것일지는 모르겠다.)

이런 측면에서 Foursquare나 Foodspotting 같은 서비스는 미투데이에서 주목해야 하는 어플리케이션이라고 본다.  트위터보다 미투데이에 이런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쓸 사람들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미투데이는 로케이션이 매우 중요하고, 사진이 아주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이를 네이버가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하나, 미투데이 데스크탑 어플리케이션이나 모바일 앱은 트위터에 비해 매우 미흡하다.  미국에서 Bump를 통해 페이스북 친구 맺기가 이루어지는 것을 미투데이서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결국 나에게 있어서 미투데이와 트위터의 가장 큰 차이는 아이덴티티의 차이이다.  내가 어떤 글을 쓰고 사람들을 만날때의 내 모습이 다르다는데 있다는 결론이다.  미투데이의 내 아이덴티티가 트위터와 크게 다르기 때문에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큰 차이를 가져온다.  미친들과의 오프라인 만남은 내게는 새로운 활력소이고 큰 즐거움을 준다.  왜냐하면 본인이 속해있는 집단의 사람들과 전혀 다른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에 대화의 다양성과 자유로움을 주기 때문이다. 서로들 그냥 또 다른 자아를 즐기고 있다는 느낌이다. 

두 서비스의 사용자 구성의 차이와 행위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미투데이 사용자들이 미투데이에 갖는 애정은 트위터 사용자들이 트위터의 유용성에 대해서 논의하는 것과는 질적인 차이가 있다.  자신들의 서비스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강하고 미친들과의  social cohesion 이 매우 높다.  그러기 때문에 이를 통한 사회적 지원(social support)가 잘 이루어지고 사회적 자본이 형성되고 있다고 본다.  어려운 상황의 미친에 대한, 실연한 미친에 대한, 고생하고 일하는 미친, 공부하는데 한계를 토로하는 미친에 대한 토닥거림이 미투데이에서는 많이 발견되고, 서로 위로한다.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미투데이는 큰 휴식처를 제공한다.  반면 트위터는 매일 벌어지는 토론장의 분위기이다.  난 미투데이는 커피향이 진한 카페에서 친구들과 얘기하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면에서 미투데이가 더 인간적인 서비스라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