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웹의 핵심: 프로파일과 소셜 그래프”

칼럼 2010.08.13 11:14 Posted by Social Computing Institute Steve Han

일년간 네이버 서비스 자문위원의 한 멤버로서의 활동은 NHN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알게 된 좋은 경험이었다. 물론 NHN 내부에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미 듣고 있었던 모습도 많았지만,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같이 하나의 주제를 놓고 여러 견해를 논의할 수 있었던 것은 매우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러나 제한된 시간과 시각의 다양성으로 인해 하나의 주제에 대해 심도 있고 깊이 있는 논의를 하지 못한 점은 아쉬운 면이 많아 이번 칼럼으로 얘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그게 바로 'NHN은 정말 위기인가?' 하는 점이다.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은 늘 위기를 강조한다. 10년 뒤를 내다보면 걱정이 앞선다는 그는 늘 모든 임직원의 각성을 촉구한다. 그런데 NHN에도 이런 위기 의식이 과연 있는 것인가 궁금하다. 


내 개인 생각으로는 NHN은 향후 3-4년이 정말 위기라고 본다. 몰락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3-5년 마다 국내 포털의 주도권 이동이 있었지만 네이버가 선두에 나선 이후에는 그 주기가 사라진 것 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변화는 패라다임의 이동에서 오는 것인데, 과거 10년과 달리 국내가 아닌 외국에서, 좀 더 인간의 본질적인 변화에서 인터넷 산업으로 충격파가 오고 있다고 본다.

 

지금 우리가 보고있는 패러다임 변화는 모바일 혁명과 '소셜웹'을 통한 패러다임이다. 두 가지 주제 중 나는 이 글을 통해 '소셜웹'을 통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얘기하고자 한다. 2006년 웹 2.0이 우리 나라에 적극적으로 소개될 때 NHN의 반응이 기억난다. 우리 나라는 이미 웹 2.0을 충분히 경험했고, 국내에도 지식인과 같은 웹2.0 기반의 훌륭한 서비스가 많다고. 개방과 공유에 대한 공감은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척하였고, 일부 제한적인 API 공개를 통해서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는 어쩌면 마지 못해 무선인터넷을 개방하고 스마트폰 시장에 대응했던 일부 통신사나 전자회사의 모습과 유사하다. 그리고 시장을 지켰다.


그러나 지금은 파도의 규모가 다르다. 웹 2.0은 시작에 불과하였고 우리는 완전히 다른 생태계 변화를 보고 있고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고 있음을 서서히 느끼고 있다. 한국 사회는 모바일과 소셜웹의 변화에 빠져들었고, 어느덧 혁신적 사용자와 언론들은 TGiF(트위터, 구글, 아이폰, 페이스북)만 거론할 뿐이다.

 

네이버는 검색 서비스가 중심이다. 그러나 검색은 사용자의 의도와 문맥의 파악이 핵심이고 어떻게 사용자별로 적절한 검색을 해줄 것인가가 큰 과제이다. 내가 검색하고자 하는 키워드와 초등학생이 넣은 키워드가 같다 해도, 동일한 검색결과를 보여주는 것은 때로는 나에 대한 모독이다. 물론 통합 검색의 카테고리 그룹핑이나 위치 배열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점은 있다.  그러나 2008년 1월 구글의 검색 총괄인 마리사 메이어가 검색의 미래는 '소셜 검색'이라고 선언한 이후 변화하는 검색에 대해 네이버는 눈을 감고 있지 않나 하는 우려가 있다.

 

나는 와인을 좋아한다. 내가 와인 제품에 대해 검색을 할 때 일반 정보보다 블로그 검색을 좋아하고 그 중 나와 서로 이웃인 '헥토르' 블로거가 작성한 글이 나에게는 더 의미가 있다. 나의 미친(미투데이 친구)이고 미투데이 와인당 당주인 '이리스'가 쓴 글이 나에게는 더 흥미로운 글이다.  내 미친들이 그 와인을 마시고 이번 주에 무엇이라고 했는지가 몇 년 전 알지도 못하는 블로거의 글 보다 더 가치있다.

 

영화를 검색하거나 여행지를 검색해도 나와 소셜 서클(Circle)로 연결된, 소셜 그래프에 결합된 나의 온라인 친구들의 이야기가 더 흥미롭고 때로는 유익한 정보를 담고 있다. 왜냐면 그들의 취향과 글의 가치를 내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정보나 지식인 정보는 내게는 그저 시간나면 볼 정도의 부차적인 정보일 뿐이다. 네이버 영화의 별점은 나에게 아무 의미 없는 데이타이다. 거기에는 내가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내 친구의 별점을 알고 싶을 뿐이다.

 

내 온라인 친구들은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플리커, 유튜브, 블로그에 분산되어 있다. 이들이 생성한 정보를 모아와서 보여주려면 결국 나의 소셜 그래프를 파악해야 한다. 네이버 서비스에 내 소셜그래프가 모일 수 있는 기반이 있는가? 네이버에서 프로파일을 기반으로 사회적 관계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중심 서비스는 어디인가? 네이버 블로그의 이웃인가? 미투데이의 친구인가? 카페의 회원 관계인지? 메일의 주소들인지, 한게임에서 같이 게임하는 플레이어들인지?

 

페이스북은 간단하다. 거기엔 내 프로파일과 친구관계가 가장 중심이다. 그리고 나는 페이스북 아이디로 타 사이트에 로긴한다. 앞으로 프로파일을 기반하지 않은 서비스는 상상할 수도 없다. Like 버튼 하나로 쇼핑의 혁명을 유도하고, 모든 기사와 콘텐츠에 내 친구의 선호를 알 수 있고, 추천이 이루어지는 페이스북의 핵심은 바로 프로파일을 기반으로 하는 소셜그래프에 있다.

 

이미 야후와 마이스페이스가 미디어 포털을 선언하고 페이스북 커넥트를 받아들이는 세상이 되었음을 우리는 무섭게 생각해야 한다. 네이버 사용자들에 상품을, 콘텐츠를, 뉴스를 추천하려면 이 프로파일과 사회적 관계를 기반으로 해야 하는데, 사용자들의 온라인 활동이 집합되는 기능이 없이는 나를 모델링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사용자의 온라인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파악하고 행동을 어떻게 모델링 할 것인가는 결국 네이버가 사용자의 온라인 프로파일을 확보할 수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구글이 이런 경쟁에서 성공하지 못함으로써 향후 미래 경쟁력이 의심받고 있는 상황은 국내의 포털들에게도 결코 남의 일이 아닐 것이다. 이미 글로벌 온라인 사용자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서비스는 유튜브와 페이스북이고 온라인 사용자 70% 이상이 소셜네트워킹을 한다는 보고서를 볼 때 마다 NHN은 도대체 이 영역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지 답답하다.

 

사람들의 온라인 활동이 점점 더 분산화되고 네트워크화 되는 것은 세계적 추세이다. 이들이 네이버를 자신의 허브로 활용하지 않는다면 네이버는 또 다른 아일랜드가 될 뿐이다. 지금처럼 네이버 내부 서비스에 안주하는 사람들만 바라다 보면 지난 번 문병로 교수의 칼럼 '투자공학자의 관점에서 본 10년 후 NHNʼ'에서 지적한 기업 가치의 실현 문제는 달성하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한국인들을 위한 서비스는 다르다', '우리는 우리의 특성이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누구나 연결되고 싶어하고, 외롭고, 사회적 고립을 원하지 않는다. 있는 정보만 주는 서비스에서 발견의 기쁨을 주는 서비스, 나를 알아주는 서비스는 결코 나라에 따라 다르지 않다. 어떻게 나를 알아내고 나에게 맞춰 줄 것인가가 다를 뿐이다. 그게 네이버가 할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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